와인 2012

2001년 보르도 5대 샤토 시음기

choioneq 2012. 4. 8. 21:38

와인 애호가에게 평생에 한번 오는 기회가 왔다. 보르도 5대샤또 1등급와인 몰아마시기 !!

2천병 정도 테이스팅 한것 같은데 5대샤또는 02무똥과 97라뚜르만 마셔본 적이 있다. 물론 2nd와인은 모두마 마셔봤지만 1등급을 와인을 한자리에서 마셔 본다는 자체가 아주 짜릿하다. ㅋ~

 

 중국의 와인 애호가들이 5대샤또에 관심을 갖고 그중에서도 샤또 라필드 로쉴드를 찾기 시작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가격이 폭등한 1등급 와인들.... 국내에서도 라피트로쉴드는 거의 자취를 감춰 이렇게 5대 샤또의 와인을 한자리에 모으기란 쉽지 않은 자리인데 그 기회가 왔다.

 

 목요일 와인을 받아 16도 온도에 세워두고 안정화를 시키고 한컷 찍어본다.

같은 보르도 병이라도 1등급 와인병은 좀더 두툼하고 뽀스가 있다. 시음적기의 와인은 마고 하나밖에 없어 토요일 9:30분 모두 오픈하고 적당한 시점에 병 브리딩을 끝내기로 했다.

왼족부터

Chateau Haut Brion Pessac Leognan  2001 RP:94  WS:95 

 

Chateau Latour Pauillac  2001 RP:95  WS:95   

Chateau Mouton Rothschild Pauillac  2001 RP:89 WS:95-100

Chateau Lafite-Rothschild Pauillac  2001 RP:94 WS:95-100

Chateau Margaux Margaux  2001 RP:93  WS:92  WE:97  

코르크를 오픈하는데 무척힘들다. 빡빡~하다. 마고와 라뚜르 코르크가 오픈하다가 부서졌다. 마고는 푹 적어 살짝 끓은 흔적이 보이나 향과 맛을 보니 OK !! 라뚜르는 코르크가 말라 있었던 것으로 봐 오랫동안 세워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와인들은 코르크상태 완벽!!

ISO 규격잔에 30ml 정도 따른후  1시간이 지난후 부터 와인 pre-tasting을 시작해 본다.

09:30 - open

 

Chateau Haut Brion Pessac Leognan  2001

10:30 - 미네랄, 동물향, 복잡한 베리향

11:20 - 먼지, 미네랄향, 발란스는 좋다. 다른 4개와는 사뭇 다른 느낌.

13:00 - 산미가 좀 느껴지는데 이태리 산미와는 확실히 다르다.

14:00 - 어랍쇼? 곰팡이 냄새?? 코르크에 곰팡이가 좀 있었다. 코르크 막음


Chateau Latour Pauillac  2001  

10:30 - 찌린내

11:30 - 먼지향 가득, 너무 단단하다.

13:00 - 미네랄, 블랙커런트, 나무 뿌리의 느낌

14:00 - 제비꽃? 생들깨의 향, 코르크 막음


Chateau Mouton Rothschild Pauillac  2001

10:30 - 동물향이 지배적

11:20 - 오~ 무똥~~의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삼나무 야생 베리류,딸기의 느낌

13:00 - 떪은 쌈채소의 느낌

14:00 - 블랙커런트, 한약재의 느낌이 살짝 난다. 코르크 막음


Chateau Lafite-Rothschild Pauillac  2001

10:30 - 밍밍...아무 향이 없다.

11:20 - 아직 맹물같다.

13:00 - 산미가 살짝 있지만 피니쉬가 길다...아직 멀었다.

14:00 - 미네랄 삼나무 향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15:00 - 코르크 막음.


Chateau Margaux Margaux  2001 
10:30 - 담배, 미네랄향이 올라온다.

11:20 - 베리류

13:00 - 삼나무, 베리류로 만든 향수의 느낌

14:00 - 자두향과 복잡한 베리류의 향이 올라옴. 코르크 막음.

 

공통점은 5개 모두 오크향이 거의 없다. 아주 영한 와인의 느낌

아무도 없는 집에 토요일 오전에 혼자 클래식 음악 들으면서 테이스팅 노트를 쓰는 행복한 시간....

 

 

점심식사후 1시간 오침을 한 후 최상의 컨디션으로 롯데호텔 1층 이탈리안 레스토랑 페닌슐라로...

셀러룸으로 예약했다. 예전 바인때도 한번 가봤지만 정말 분위기 만큼은 최고!!! 3면이 유리 셀러로 둘러쌓여 있어 둘러만 봐도 멋지다.... 근데 깜박 잊고 사진을 안찍었네...헐~

 

음식 주문전에 샴페인으로 기를 모은다....시작은 007의 와인 볼랭져 !!

BOLLINGER 2002 Champagne Millesime Grande Annee  IWC 93

복숭아, 갖구워놓은 빵의 느낌 그리고 긴 피니쉬.....숨을 쉬어도 그 향이 나온다.

내다묵자 -

카메라가 아쉽다. 맨 아래부터 올라오는 조밀한 버블이 아주 영롱하다 못해 신비하다....

이윽고 레드가 대부분이라  이태리 코스요리중 안심스테이크가 포함된 요리를 주문해본다.

이런날은 좀 호사스럽게 즐기는게 예의이자 진리 !!

가볍게 갓 구워낸 허브향 가득한 빵으로 시장기를 속여두고....

첫번재는 Aperitivo (아페르티보)

이태리 코스요리에서 식전요리 ... 샴페인과 같이 즐기니  깔끔 상큼 발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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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레드와인 등장~~~

Chateau Margaux Margaux  2001  

 RP:94  WS:95   2003: 175$ ~2012: 699$

포도품종 Cabernet Sauvignon 75%, Merlot 20%, Cabernet Franc 3%, Petit Verdot 2%

시작은 시음 적기에 들어선 헤밍웨이가 좋아했던 마고.....미국의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이 프랑스 최고의 와인이라고 극찬했던 바로 그 마고.... 드디어 향을 맡고 마셔본다....

탄닌이 과하지 않으면서 백후추향과 미네랄 허브향이 가득하다. 아... 마시기 딱이다.

내다묵자

다음은 Antipasto(에피타이져, 전채요리)

토마토 콩카세위에 양념된 왕게살, 가리비, 발사믹으로 맛을 낸 애피타이저 .... 입안이 황홀해 진다. ^^

Chateau Mouton Rothschild Pauillac  2001

RP:89 WS:95-100   2003: 175$ ~ 2012: 627$

포도품종 Cabernet Sauvignon 77%, Merlot 12%, Cabernet Franc 9%, Petit Verdot 2%

 두번째로 1855년 등급 제정이후 100년이 지나도록 바뀌지 않았던 등급분류가 변경된 유일한 사건이 바로 무똥로쉴드다.   2등급이었을때

"First I can not be second I do not choose to be, Mouton I am."

일등은 될 수 없고 이들은 내가 선택한게 아니기에 난 무똥이다. 얼마나 자존심이 있는 말이던가

1973년 자크시락 농림부 장관에 의해 1등급으로 승격되고 모토가 바뀌었는데

"First I am, Second I was, Mouton does not change"

일등이다. 이등이었고.. 무통은 영원히 일등이다. 프랑스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문구다....

 

테이스팅을 해본다. 강열하다. 드라이 하다 너무 드라이 하다. 하지만 복합적인 베리류 향과 미네랄향이 이렇게 철저하게 발란스가 맞춰지다니 놀랍다.

내다묵자  

두번째 잔부터는 외계인 비행접시 같은 잔으로 서빙...

향은 잘 모아지는데 기하학적 디자인이라 보기보다 마시기 힘들다.....ㅎㅎ

이어지는 지중해식 해물스프 ...

메인으로 가는 중간역... 위를 편안하게 하고 구수하고 상큼하다. 해장으로도 아주 좋을듯~

Chateau Haut Brion Pessac Leognan  2001

RP:94  WS:95  2003: 178$ ~ 2012: 550$

포도품종 Cabernet Sauvignon 50%, Merlot 50%

걸인의 찬 왕후의 밥이 생각난다. 사실 점심을 라면으로 간단하게 때우고 왔다. 시장기도 있어야 하고 뭔가 아쉬운 입맛을 가지고 있어야 최고의 와인 테이스팅이 될까 한번 실행해봤다.

오브리옹은 보통 Grave의 Pessac에 위치하고 있어 보르도와 멀게 느껴지지만 실제 그라브 맨 위쪽에 위치하고 보르도 중심부에서 5km밖에 안떨어져 있는 샤또이다. 자갈과 진흙이 많은 토양을 가지고 있어서 일까? 메를로를 많이 사용한다.

향을 먼저 맡아본다. 블랙베리가 과한 느낌이 살짝 이어지다 미네랄향과 잘 어울린다.

테이스팅을 시작해 본다. 아... 어쩜 이리 변화무쌍한 느낌을 주면서도 발란스가 좋을까 생각이 든다. 탄닌은 적고 산미는 중간 그리고 피니쉬는 long ~~~

내다묵자 +

이어지는 Primo(첫번째요리) 바갓가재와 새우을 넣은 카탈리나 스타일의 링귀네 ... 식감이 아주 좋고 보통 이태리 현지에서 먹으면 좀 짠편인데 짜지 않고 딱 좋다. ㅋ

Chateau Latour Pauillac  2001

RP:95  WS:95   2003:173$ ~ 2012:914$

포도품종 Cabernet sauvignon 75%, Merlot 20%, Cabernet Franc 4%, Petit Verdot 1%

너무나도 유명한 탑의 그림이 상징이다.  라뚜르의 역사는 17세기 Serur사에 의해 잠재력을 키워나갔다고 한다. 그당시 segur후작은 Lafite와 Mouton Rothschild 그리고 Calon까지 소유하고 있었다고 하니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다면 아마 세계 최대의 럭셔리 와이너리 였을터....

일단 시음시작!!    너무나도 느낌은 좋은데 아... 안핀다 안펴..... 미네랄 느낌이 지배적이다. 그러다 8시가 넘으니 피기 시작한다.

신선한 미네랄과 허브의 느낌이 너무 좋다. 좋은 와인은 표현이 필요없다.  

내다묵자 +

Secondo(두번째 요리) 두툼한 한우안심 스테이크...레어로 시켰다.

한점 입에물고 라뚜르 한잔 마시니 .... 이곳이 바로 천국....ㅋ

Chateau Lafite-Rothschild Pauillac  2001

RP:94 WS:95-100 ,  2003: 171$ ~ 2012:1448$

포도품종 Cabernet Sauvignon 70%, Merlot 15%, Cabernet Franc 15%

사실 제일 기대했던 와인.... 1등급 와인중의 1등인 와인!

최고의 양조학자 에밀 페이노의 적극적이고 개혁작업의 결과 오크통 숙성을 너무 오래 하지 않으므로써 신선한 과일향을 최대한 유지하는 와인을 만들었다. 그결과 지금의 스타일을 고수 하는데 감미롭고 농축된 과일향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런데... 왜 안피냐고요~~~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다른 와인을 억지로 깨웠지만 라피트는 깨질 않는다. 9시가 다가올무렵 ... 지첬는지 살짝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삼나무,미네랄,허브향이 마치 년에 담금 와인의 느낌을 보여주며 신선하게 다가온다. 아 ..이래서 10년뒤에쯤 오픈하라고 하는구나....

내다묵자

5 종류를 다시 한번 비교하는 시간....

보통 좋은 와인들 끼리 모이면 한두개는 밟히는 경우가 많은데...오늘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브리옹 빼고는 살짝 비슷한 DNA을 보이기는 했으나 각자 개성이 뚜렸하고 강력한 파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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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식후주

SCHLOSS VOLLRADS Spatlese Rheingau Riesling 2007

슈패트레제면 아주 달아야 한다. 그리고 단맛이 없어지면서 깔끔한 향이 입안에 남아야 하는데 이놈은 맛도 드라이 하다. 물론 뒷맛고 깔끔하고 상쾌하다. 차라리 식전주로 마실걸....아이스크림과는 안어울린다.

나나묵자 +

병뚜껑이 특이하다. 유리로 되어 있어 나중에도 또 사용하면 좋을듯... 위스키 마시고 사용해야겠다.

전문적 용어로 "때깔" 이라고 해야하나?색이 참 맑고 영롱하다. 조명에 비춰보니 마치 보석같네...

사과 배 크럼블과 땅콩버터 아이스크림, 계절과일 .... 리즐링이 달지 않아 따로 마셨다.

마지막으로 남은 와인을 새로운 잔에 따라 좀 더 필요한 분들께 마시라고 권하고 서빙을 잘 도와주신 소믈리에 분께 감사의 표시로 남겨두고 왔다.

 

즐거운 자리, 정말 귀한 와인을 3시간동안 웃고 떠들고 농담하면서 와인 이야기로 꽃을 피웠던 자리.... 감사하구요.... 와인 즐기면서 몇분이 생각 났습니다. ....

 

           앞으로 이런 자리가 또 생길까? ㅋ